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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 4dx 아쉬운 후기 의문점(스포있음)

by qawsedrf 2023. 4. 27.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으로 유명세를 떨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 영화를 4dx로 보고 왔습니다. 영화 내용을 솔직하게 리뷰해보겠습니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후기 썸네일

스즈메의 문단속 4dx 후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으로 유명해졌었죠. 그 작품을 감명깊게 봤던 터라 스즈메의 문단속도 기대를 하고 봤습니다. 사실 4dx인 걸 모르고 '티켓 값이 꽤 비싸네?'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의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아차 싶더라구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시작 5분만에 일어섰습니다. 평일이라 관람객이 제 일행 말고는 없었던 게 다행이었습니다. 서서 10분 정도 보다가 고장난 의자가 있다는 걸 깨닫고, 거기에 앉아서 봤습니다. 잔잔한 진동 정도는 괜찮더군요.
 
굳이 고장난 의자에서 본 이유는 멀미를 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본 영화이기 때문에 자막을 읽어야 하는데 의자가 흔들리는 와중에 영상 보랴, 자막 보랴 정신이 없었습니다.
 
VR 고글을 쓴 채로 의자가 움직이는 거면 몰입도가 뛰어날 텐데, 스크린은 고정되어 있고 의자만 움직이니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영화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몰입을 하다가도 의자가 흔들릴 때마다 짜증이 났습니다.
 
게다가 중요한 순간에 영화관 양쪽에서 번쩍거리는 불빛이 나왔는데요. 그때마다 "아.. 여긴 영화관이고, 난 영화를 보고 있구나."라는 몰입 와장창 상태가 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내용 해석

영화 내용 자체는 신선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전작에서도 그랬듯이 일단 영상미가 뛰어납니다. 일본 시골 동네를 배경으로 시작해서 점점 대도시로 옮겨가는 장면들도 아름답더라구요. 
 
스즈메가 열쇠로 자기집 문을 잠그는 것이나 폐허의 문을 잠그는 장면도 아날로그적인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또 일본이라는 나라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고, 큰 피해도 입은 곳이었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은 지진에 대해서 근본적인 공포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우리나라 정서상 안 맞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너의 이름은'에서는 플롯 구성이 굉장히 짜임새 있었고 감동적인 부분도 많았는데, 스즈메의 문단속은 신선한 소재와 아름다운 작화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등장인물 의문점

1. 다이진은 악역인가, 아닌가?

요석이었던 하얀 고양이 다이진이 처음에는 소타와 스즈메를 힘들게 하는 악역으로 나오다가 영화 끝날 때쯤 '사실 착한 녀석이었다'는 식으로 바뀌는 게 이해가 안 됐습니다.
 
역할 포지션을 잘못 잡은 것 같다고 할까요? 귀여운 악역이 미미즈를 나오게 하는 거로군. 다이진이 일부러 문을 열고 다니는 거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이입했는데요.
 
알고 보니 문 열리는 곳을 미리 알려준 거였다니? 그럴 거면 좋게 요석으로 남아 있지 왜 돌아다녀서 소타랑 스즈메 고생을 시킬까? 바깥세상 구경한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만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소타를 위해 요석이 된다는 스즈메?

12세 관람가라고는 해도 어느정도 공감 가는 감정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스즈메가 가출 소동을 벌인 게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닌데도 소타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처럼 나와서 이입이 안 되더라구요.
 
아무리 금사빠라고 해도 만난 지 최소한 2년이나 3년 정도는 되어야 '널 위해 대신 요석이 될 수 있어!' 이런 식의 마음이 표현되는 게 적절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12년 동안 스즈메를 힘들 게 키운 이모 마음보다 소타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가? 이런 내적 가치를 저울질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스즈메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다니.. 제가 너무 사회에 찌들었나 봅니다.
 

3. 대학생과 고등학생의 러브라인

이건 우리나라 정서상 특히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본 정서상 어떤지 모르겠는데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더라구요. 물론 12세 관람가인 만큼 진한 애정씬은 나오지 않았지만, 소타가 스즈메에게 자기 옷을 걸쳐준다든지, 포옹한다든지, 스즈메가 의자가 된 소타에게 뽀뽀하는 장면조차 영 께름칙했습니다. 
 

4. 너무도 아무렇지 않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

걸어다니는 의자나 다이진 고양이가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는 부분은 현실 반영이 잘 되었다고 봅니다.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현실 반영을 얼마나 잘 했냐, 현실과 얼마나 교차점이 있느냐에 대한 건데요. 특히 이런 판타지물의 경우에는 현실 어디엔가는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로 느껴질수록 더 재미가 있죠.
 
그런데 귤을 주워준 온천 민박집 딸이나 문 속으로 들어가는 스즈메를 보고도 그다지 놀라지 않는 이모의 반응은 약간 맥이 빠졌습니다. 
 

5. 4살 때 묻은 보물상자 위치를 기억하는 스즈메

영화 스토리상 필수적인 장치였다고 생각되지만, 비현실성이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만 3세 이전의 기억은 거의 할 수 없습니다. 영화 속에서 엄마를 잃은 스즈메가 4살이라고 나오죠. 일본식 나이로는 만4세이고, 우리나라 나이로는 5세~6세입니다.
 
엄마를 잃은 난리통에 일기를 묻은 장소를 정확하게 떠올려서 12년이 지난 후에 파낼 수 있는 스즈메. 게다가 너무 깨끗한 보물상자 내용물. 디테일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6. 시간여행의 무한루트

어린 스즈메에게 의자를 준 고등학생 스즈메. 그렇다면 그 어린 스즈메가 다시 고등학생이 되면..? 그때 어른이 된 스즈메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는 영화 만들기가 어려운 이유입니다. 평행세계가 무한히 생기게 되니까 정신이 없어지죠. 이 부분은 그냥 만남 한 번으로 끝났다고 퉁치면 될 것 같습니다.
 

7. 소타 할아버지가 한쪽 팔이 없는 이유가 뭘까?

토지시가 소타의 가업이었기 때문에 소타의 할아버지도 토지시였던 것으로 나오죠. 병원에 입원해서 스즈메와 얘기할 때 한쪽 팔이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뭔가 대단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것에 대한 언급은 끝까지 없었습니다. 그냥 맥거핀이었던 거죠. 
 
스즈메의 문단속을 4dx로 보고 난 솔직한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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